202501031>1112 김상희 | Trimmed Landscapes : The Valley


이번 전시는 ‘계곡’을 주제로 한 10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실존하는 우리나라의 계곡에서 출발했지만, 여러 지역의 풍경 이미지를 결합해 새롭게 구성된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되었다.

작가는 자연의 형태를 해체하고, 직선과 색면으로 단순화하여 정제된 풍경을 만들어낸다. 곡선이 사라진 화면 속에서 자연은 이미 인간의 시선과 의도에 의해 다시 구성된 풍경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인위적인 구조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이 느껴지는 것은, 인간이 끊임없이 추구하는 조화의 감각과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의 풍경들은 실제 장소가 아닌 상상 속의 계곡이다. 단순하게 다듬어진 형태와 절제된 색의 조합 속에서 관람자는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며 자신만의 리듬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단순함은 오히려 사유의 폭을 넓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과 인간, 인위와 균형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도록 이끈다.


영감을 얻은 대상을 해체하고 단순화시켜 표현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단순화 시키는 과정을 통해 대상의 본질을 생각하며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화면을 통해 다양한 사유를 유도한다.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안함이지만 인간에게 불안은 필연적이다. 또 인간은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없기에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만 한다. 즉 인간에게는 안정감, 균형 그리고 조화가 가장 필요하다. 안정적이고 균형감 있는 색면구성을 통해 단순함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Trimmed Landscapes>시리즈는 자연물에는 직선이 없다고 믿어왔던 작가 본인이 여행에서 잘 정돈되고 다듬어진 정원들을 자주 마주하며 자연물에는 직선이 없지만 어쩌면 ‘인간에 의해 직선이 생길 수 있다는 상상’에서 시작된 정돈된 풍경을 그려냈다. 
인위적으로 다듬어진, 직선으로 그려진 풍경에서 오히려 안정감과 균형감을 느끼게 된 작가는 이러한 아이러니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했다. 자연과 인위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와 구조는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와 그 행동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단순히 풍경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인간이 만들어가는 조화로운 관계를 시각적으로 사유하게 만드는 일종의 철학적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색면의 조화를 통해 단순함 속에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기록하며, 관람자가 각자의 경험과 사유를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화된 표현이 오히려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과 안정, 자연과 인위라는 상반된 개념 사이에서 균형의 본질을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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