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0609 이주연 l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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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작가는 세대 간의 차이부터 지역과 이념 등 극에 달해있는 갈등의 원인을 현대의 삶에서 비롯된 소통의 부재라 생각한다. 사회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포용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포용을 실천하기 위함에는 이해가 전제로 깔려야 하지 만, 타인은 물론이거니와 자신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현대이다. 이러한 이유로 작 가는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현대인만의 답이 도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성적인 동물이라 불리는 인간은 과연 어떠한 존재인지 의문을 던지며, 이성과 본능이 변증하는 관계를 시각화하여 인간을 표현한다. 온전한 흑(黑)도 백(白)도 없는 화면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얽히고 설켜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이 성과 본능의 성질을 비춘다. 또한 형상과 층층이 겹친 드로잉을 통해 인간의 비이 성을 즉흥적으로 담아낸다. 전시 서문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온전한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있을까?” 전시명이자 작품명인 <단면>은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서 나온 맹인모상(盲人摸象) 우화를 모티브로 시작되었다. 하나의 코끼리를 만져본 장님들이 제각기 다른 주장을 하는 것처럼 네 발로 기는 인간과 유사한 형상을 각각의 프레임에 나누어 좁은 시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형상마저 왜곡되어 보이는 구도와 해당 왜곡을 증폭시키는 배치는 관람객이 전체를 바라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로 마주하게 한다. 작가는 해당 시야를 통해 과연 진리의 본질을 보고 있다 말할 수 있는지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와 동시에 작가 자신이 인간의 복합적인 내면, 즉 자아를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던 것은 아닌지 회고하고자 한다.   

20240501>0512 탁하린 l 서울의 이방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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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5>0327 20240403>0414 앞UP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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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그리다 기획공모展 앞 UP 2023 2024_0315 ▶ 2024_0414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1부 2024년 3월 15일-27일   참여작가 / 김지현 남정환 최신우 2부 2024년 4월 3일-4월 14일   참여작가 / 김소헌 남희주 주건우 입장료 없음 관람시간 11:00-6:00,   매주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2길 21(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2.720.6167 www.gallerygrida.com 지난 2023년으로 열한 번째 진행된 갤러리 그리다의 신진작가 공모전은 최신우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5월 12일-5월24일), 남정환 (이질적 질감, 5월26일-6월7일), 김지현 (풍,경II 9월8일-9월20일), 주건우 (얼룩, 어렴풋이 사랑스러운, 10월27일-11월8일), 남희주 (사각시간, 11월17일-11월29일), 김소헌 (모이고 흩어지다 자라나는 것, 12월1일-12월13일)의 순으로 개인전이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전이 개별적인 작가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 이번의 전시는 그들의 단체전으로 2023년 공모전의 총괄 형태로 모두를 일별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공간의 특성상 전시는 1,2부로 진행합니다. 인간은 복잡한 층위로 구성됩니다. 각자의 선택과 경험 같은 요소들이 층층이 겹쳐지며 개별적인 인격을 형성합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같은 장소에 서 있다고 해도 서로 다른 것을 보게 됩니다. 여기에 어딘가   몽환적인 풍경이 있습니다. 출발점은 분명 실재하는 풍경이겠지만 작가의 내면으로 침잠되었다가 끌어올려져 하나하나의 부품들이 인양되고 재구성된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김지현 작가의 풍경은 실재하는 풍경을 넘어서서 작가의 내면을 충실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같은 것을 보지만 다른 것을 인식한다는 것은 사회적 존재라는 인간의 삶을 실로 어렵게 만드는 점이지만, 인간이란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가치있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은

20231201>1213 김소헌 l 모이고 흩어지다 자라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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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7>1129 남희주 l 사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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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특별한 사건이 아닌 늘 존재하는 것이 여전히 존재함으로써 축적되어 발현되는 아름다움에서 회화적 요소를 찾는다. 자신에게 익숙한 상황, 행동, 풍경 등의 일상적인 풍경은 모두 하나의 요소가 지속적으로 축적됨에 따라 느껴지는 자연스러움과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에 사람들은 적응하고 대응하며 살아간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이 쉴 수 있는 장소, 즉 마음이 머무는 장소가 필요하다. 이 장소는 자신이 행하던 삶의 경험이 축적될 때 비로소 마음이 머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내가 바라본 풍경은 정제되고 건설적이며 정돈된 모습이다. 나는 땅 부터 새로이 정비하여 계획적으로 만들어지는 도시 안에서 본래의 땅으로부터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존재에 주목한다. 사각시간은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시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도시 개발로 기존에 있던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시간의 사이 혹은 그 이전 시간을 담아낸다. 방치된 땅에서 볼 수 있는 생명력이 존재하는 풍경을 사각시간 안에서의 시간으로 보고, 이러한 삶에서의 생명성을 잡초의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다. 잡초는 사이에서 피어나는 존재에 대한 관찰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사람의 손이 닿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경계에서 자라는 식물이며,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밟고 다닌 존재이다. 바다와 도시개발 현장의 사이, 건물과 건물의 사이, 공사장 가림막의 안팎, 콘크리트 바닥 사이의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을 이어가고 있는 존재를 바라보며, 도심 속에서 마주하게 될 다양한 외부적인 요소와 존재를 위협하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유연하게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여 생명을 지켜내는 존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위해 끊임없이 치열하고 강한 생명을 피워내지만 고요하게 그 자리에 존재하는 생명에 대해 생각해본다.  

20231027>1108 주건우 l 얼룩, 어렴풋이 사랑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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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 어렴풋이 사랑스러운 Stained, ambiguously lovely 화려하게 아름답진 못하지만, 나만의 색깔을 내며, 갖가지의 색상들이 뒤엉키는 가장 나다운 향기, 아주 작은 나만의 고백. 얼룩: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뚜렷하게 섞인 자국. 액체 따위가 묻거나 스며들어서 더러워진 자국. 이 세상에 지혜는 어디에나 있고, 예술과 영감은 늘 내 옆에 함께였다. 작은 고집을 한 꼬집 버리니, 나는 ‘나’에서 ‘너’로, 그리고 ‘우리’까지, 마침내 나의 시야가 넓어져 전체인 ‘나’가 새롭게 보였다.   나에겐 너무나 크고 소중했던 내 자리에서, 누구에게 빼앗길까 두려웠던 그 자리에서, 사뿐히 내려와 주변의 아름다운 선물들을 바라본다. 너무 많아 두 손으로도 부족해 들었다 놓았다 반복한다. 그리고 나는 다 내려놓고 빈 손으로 깨닫는다. 나는 지금껏 너무도 사랑 받고 있는 존재였음을 기억한다.   고개를 떨구어 나의 얼룩진 모습을 본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으려 노력했던 시간들, 나의 자리를 지켜 내려고 혼자 고군분투 하였던 그 시간들이 모여 모여 내 몸에 이런저런 색깔들이 애매모호한 얼룩이 되어버렸다. 참으로 애매하게, 어렴풋이 아름답다. 뭐 저렇게 힘들게 살았을까 하며 이 전의 내가 밉지만 동시에 너무도 고맙다. 바보 같이 같은 잘못을 반복했던 내가 하찮지만 또 너무 귀엽다. 저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메꿔지지 않은 빈틈들 투성이지만, 나는 이제 저 빈틈보다도 나의 아름다움을 더 보려고 한다. 이제야,,, 내가 사랑스럽다. 빈틈 투성이인 나도, 얼룩진 모습의 나도, 그래서 더욱 빛이 나는 존재였단 걸 알았다.   나는 다시 내 자리에 앉는다. 어린 아이가 되어 모든 색상들의 물감으로 온 몸이 얼룩이 진 채로 바보 같이 해맑게 웃으며 앉는다. 나를 보고 있는 저기 저 옆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웃는다. 난 지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바뀌었다. 다음에 힘들면 자리에서 또 내려 와야지… 다음에는 조금

20231013>1025 이정인 l 타 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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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래’는 실이 뭉쳐 있는 모양새를 뜻한다. 인터넷상에서는 스레드(Thread)를 타래라 부르기도 하는데, 한 주제에 관해 서로 연결되어있는 게시물들 또는 개인의 생각을 엮은 글을 의미한다. 이는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구성하는 과정과 대응한다. 즉 본 전시는 기존의 볼펜 작품과 더불어 새로이 시도한 색연필 작품들을 통해 본인이 생각하는 ‘기억’을 여러 관점과 작품으로 풀어내고 다시 엮는 ‘타래’가 된다.   기억이란 일상의 감각과 지각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간이 응축된 추상 관념이다. 이러한 기억의 축적은 한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지표인 인지구조를 구축하며 이는 종합적 사고 과정과 실천적 태도를 이행하는 주체에 계속해서 영향을 주게 된다. 즉 본인은 한 개인의 존재를 이루는 총체의 근원을 기억으로 상정하여 기억들이 결집하는 양태와 이로부터 구축된 인지구조, 즉 기억구조를 시각화한다.   우리의 기억은 생생한 장면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금세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또한 어떠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기억은 구체적인 형상을 가진 물리 적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희미한 잔상과도 같다. 이는 다시 말해 우리의 기억은 과거에 경험했던 순간을 사진 또는 영상과 같은 매체처럼 완벽한 재생이 불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개인의 관심과 감정과 같은 여러 요인들의 작용은 기억의 파편화에 따른 불연속적인 회상 또는 기억의 중첩과 얽힘에 의한 확장의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즉 특정한 시공간이 응축된 기억은 변화와 갱신을 반복하며 현재를 지각하는 과정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본인은 기억을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특성들을 활용한다.   또한 기억이라는 비가시적 추상 관념을 표현하기 위해 기억을 저장하고 회상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본인은 기억하고 싶은 대상이나 상황을 오랫동안 바라보곤 한다. 일정 시간 동안 그 대상을 바라보면 자연스레 대상을 비추는 빛의 흐름에 따라 시선이 이동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주로 당시의 분위기나 인상들을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