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2>0524 최신우 l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본인은 병원에서 환자의 의안을 소독했던 경험을 통해 본인이 표현하는 구멍의 개념을 정리하게 되었다. ‘의안이 시간이 지나면 환자에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사실을 찾아가 보니, 의안은 환자 자신에게 보이는 것이 아닌 타인에게 보이는 또 다른 대상의 눈이 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즉 봄으로써 사유할 수 있었던 눈은 그 기능을 잃었지만, 외관만 재현된 눈이 남은 것이다. 여기서 타인에 게만 보이는 눈인 의안은 나의 조각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본인에겐 안구가 적출 된 공동(空洞)이 따뜻 한 자궁처럼 보였고, 그 때문에 의안에서 생명의 기운이 느껴졌다. 나에게 조각은 의안과 같은 것이다. 의안은스스로사유할수는없지만,대상즉타자가되어나라는존재가인식하는주체가될수있게도 와준다. 다시 말해 본인이 표현하는 구멍의 형태는 봄(regard), 즉 ‘존재의 심장을 향해 뚫려 있는 구멍’ 인 눈을 재현한다. 

우리는 개인의 존재만을 가지고서는 진리를 발견할 수 없다. 그래서 본인은 지각한 것, 그 지각적 진리의 모호성을 존재가 터져 나오는 구멍으로 표현하고 이를 매개로 타자와 관계 맺음으로써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고자 한다. 본질을 사유케 하는 중간시간으로서의 조각은, 찢기고 이어 붙여 새롭게 탄생한 ‘애매함 (ambiguity)’이다. 결과적으로 시선을 통해 자신의 밖으로 회귀하며 존재의 주체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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