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4>0426 이진희 | 24pieces of window



24 Pieces of Window |
이진희 20230414 > 20230426


 나는 속에서 경험했거나, 상상으로 존재했던 것들, 혹은 그림을 그리면서 고민하는 지점들을 상의 이미지에 투영시켜 작업으로 연결한다. 주로 개인의 경험이나 기억들이 가상 공간과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가며 창작을 이어나가고 있다.웹에서 수집한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작업을 시작하며, 24시간 동안 수집한 이미지들을 재구성하여 가상 인물의 이야기가 담긴 풍경을 그린 <하루의 기억>(2014) <Around, Not Around>(2018)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풍경과 안에서 각자의 가치를 찾아 헤매는 인물들을 그려왔다.


이번 <24개의 > 가상 인물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주변의 이야기를유사 이미지검색이라는 알고리즘에 빗대어 풀어낸 전시다. 작품의 주된 소재가 유사이미지는 원본과 비슷하지만 사실상 서로 연관이 없다. 나는 이를 인터넷 매체에 익숙한 세대를 은유하는 매개체이자 다른 초상이라고 여긴다. 이번 전시는 나이기도 유사이미지를 통해 원본, 내가 이해하고자 하는 대상을 그리려는 시도로서 시작하게 되었다.


전시의 주축이 되는 <24개의 창과 열흘의 시간>이라는 작품은 아버지가 찍은 풍경사진을 웹에서 검색한 도출된 유사이미지들을 조합하여 그린 것이다. 아버지가 실제 풍경을 보고 느낀멋지고 아름다움 감각을 나의 감각인유사 이미지 체감해보고자 했다. 먼저 풍경사진을 24구획의 구간으로 나누어 웹에서 검색한 각각의 24 장의 유사 이미지를 수집하였다. 이미지들을 조합하여 만든, 가장 원본과 흡사한 이미지를 화면에 색연필의 가는 선으로 채워 나가 완성했다.


작업 과정에서 중점을 두었던 첫번째는 이미지를 그리는 행위로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프린트 기기가 화면의 이미지를 출력하는 방식, 혹은 핸드폰 화면을 쓸어 내리며 보는 행위처럼, 위에서 아래로 혹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선적인 방향성을 그림의 기법으로 가져와 표현하기로 했다. 이렇게 복잡한 기교없이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그리기의 방식이 내가 삶을 바라보고 살아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닮았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내가 아버지가 풍경을 바라보며 느꼈던 정서를 체감하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두번째는 직접 풍경을 체감하기 보다는 가볍게 엄지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을 쓸어 내리며 이미지를 보는게 익숙한 우리들에게 이미지란 무엇인지, 아름다움의 무게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사진의 원본과 유사이미지를 대조하며그리는 과정 속에서 이미지를 추가하거나 수정하면서 나만의 풍경으로 그려나갔다. 원본도, 웹에서 검색한 유사이미지를닮지도 않은 내가 생각한 멋지고 아름다움을 담았다. 나의 감각을 그림에 불어 넣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인터넷 세대들이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은 가볍지만 안에 담긴 가치마저 가벼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길을 잃더라도 나만의 방향성과 방식으로 나아간다면 결국 스스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찾을 있는 것은 아닐까.


유사이미지들을 아무리 조합해도 원본과는 닮지 않겠지만 조합된 이미지들이 새로운 이미지로 창조된다면 그것 역시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수많은 유사 이미지 속에서 나만의 이미지 조각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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