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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0609 이주연 l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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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작가는 세대 간의 차이부터 지역과 이념 등 극에 달해있는 갈등의 원인을 현대의 삶에서 비롯된 소통의 부재라 생각한다. 사회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포용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포용을 실천하기 위함에는 이해가 전제로 깔려야 하지 만, 타인은 물론이거니와 자신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현대이다. 이러한 이유로 작 가는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현대인만의 답이 도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성적인 동물이라 불리는 인간은 과연 어떠한 존재인지 의문을 던지며, 이성과 본능이 변증하는 관계를 시각화하여 인간을 표현한다. 온전한 흑(黑)도 백(白)도 없는 화면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얽히고 설켜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이 성과 본능의 성질을 비춘다. 또한 형상과 층층이 겹친 드로잉을 통해 인간의 비이 성을 즉흥적으로 담아낸다. 전시 서문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온전한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있을까?” 전시명이자 작품명인 <단면>은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서 나온 맹인모상(盲人摸象) 우화를 모티브로 시작되었다. 하나의 코끼리를 만져본 장님들이 제각기 다른 주장을 하는 것처럼 네 발로 기는 인간과 유사한 형상을 각각의 프레임에 나누어 좁은 시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형상마저 왜곡되어 보이는 구도와 해당 왜곡을 증폭시키는 배치는 관람객이 전체를 바라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로 마주하게 한다. 작가는 해당 시야를 통해 과연 진리의 본질을 보고 있다 말할 수 있는지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와 동시에 작가 자신이 인간의 복합적인 내면, 즉 자아를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던 것은 아닌지 회고하고자 한다.